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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곳에 없다.

당신이 나를 뭐라고 생각하든,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라고 아무리 주장하든, 나는 그곳에 없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당신이 서 있으라고 하는 곳이 아닌 바람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흘러가는 곳일 뿐.
당신은 나를 가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가수가 아니고, 당신은 나를 혁명가로 여길지 모르지만 나는 혁명을 해본 적이 없다. 당신은 나를 속물 연기자로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연기보다는 삶을 살았고, 당신은 나를 부자로 여길지 모르지만 나는 애초에 돈에는 관심이 없었다.
당신은 당신을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고, 나 또는 당신 가운데 누구 하나가 더 우월할 수도 또는 열등할 수도 있다고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다 헛소리다. 당신은 당신이고, 나는 나다. 우리는 서로 다른 것이다.
젊었던 시절의 나와, 나이를 먹은 나와, 늙어갈 나는 모두 나이지만, 이 수많은 나는 ‘몸’이라는 작은 하나의 공간을 공유함과 동시에 서로 다른 시간에서 다른 인생을 살아간다. 나를 규정지으려 하지 말라. 당신은 당신 스스로의 삶조차 규정짓지 못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