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ieu, 선덕여왕
62회였다. 반년 넘게 한 회도 빼놓지 않고 챙겨가며 봤던 드라마다. 이렇게 열심히 드라마를 본 건 모래시계 이후 처음이라고 늘 얘길 해왔는데, 생각해보니 모래시계보다도 더 열심히 봤던 셈이다. 게다가 지금은 모래시계가 하던 시절보다 드라마를 챙겨보기 더 힘든 시대인데.
모래시계보다 선덕여왕이 더 뛰어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서사다. 미실이 죽고나서도 전혀 줄어들지 않고 유지되던 팽팽한 긴장감. 미실 이전의 선덕여왕이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과 그 충돌을 보여줬다면, 미실 이후의 선덕여왕은 권력을 떠나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그 충돌을 보여준다. 그래서 서사의 마지막 장이 가져야만 하는 비장함을 얻었고, 극의 품격을 마지막까지 떨어뜨리지 않았다. 억지 감동으로 마지막을 끝내는 다른 무수한 드라마들과 기본적으로 다른 모습이다.
드라마 마지막회가 이렇게 머리를 깊이 울리는 건 처음이다. 망치가 아니라 보신각종을 타종하는 거대한 나무기둥으로 머리를 얻어맞은 느낌. 마무리라는 건 이렇게 하는 것이란 걸 느꼈다. 드라마 관계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그리고 미실을 시청자들에게 돌려준 정모 씨에게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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