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ettist

the long and winding road

추운 겨울 아침의 따뜻한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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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아침에 시청역 지하철 계단을 오르면 저 멀리 청와대 뒷산에서부터 흘러내리는 거친 바람에 온몸이 움츠러든다. 그래도 이들은 샌드위치를 판다. 집에서 직접 감자와 고구마를 삶고 갈아내 맛있는 사과와 함께 샐러드로 만든다. 이들의 이야기를 처음 접했던 기사에 따르면 재료가 11가지나 들어간다고 한다. 가격은 2000원이지만, 부실하기 이를 데 없는 비슷한 가격대의 편의점 샌드위치와는 달리 빵의 가장자리까지 샐러드가 빼곡하다.

이들이 장사를 접는다고 한다. 올해 말까지만 샌드위치를 팔겠다는 얘기가 이들의 블로그에 올라왔다. 샌드위치 판매를 생각해냈던 김훈 씨의 사정보다는, 김훈 씨를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한 가족들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아침에 믿을만한 샌드위치를 사먹을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축복이었다.

이 장사가 생각보다 그리 녹녹한 게 아니다. 이들은 보통 하루에 7시부터 10시까지 세시간 동안 샌드위치를 판다고 한다. 아이스박스에 담아온다는 샌드위치는 그리 큰 원가가 들어가는 제품이야 아니겠지만, 전날 판매시간에 흡사한 정도의 시간과 노동력을 투자해야 제조를 마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두 사람이 하루 6시간을 일하고, 하루에 샌드위치를 최대한 팔아봐야 50개 정도 판다고 가정한다면(기사에 따르면 이들은 51개를 팔았던 날이 가장 기뻤다고 한다.) 1일 매출은 겨우 10만 원. 1인당 매출액은 5만 원에 불과하다. 오피스 거리인 시청앞에서 샌드위치를 팔 수 있는 날은 일주일에 5일, 한 달에 20일 남짓. 마진률을 50%로 계산한다고 해봐야 한 달에 100만 원을 버는 셈이다. 집에서 김훈 씨, 임인애 씨와 함께 샌드위치를 만드는 어머니를 생각한다면 1인당 돌아가는 수입은 월 33만원. 최저임금에도 턱없이 모자란 액수다.(물론 실제 수입은 이보다도 적을 것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자면, 판매 시간을 늘려서 샌드위치 판매량을 늘리거나, 재료를 값싼 것을 쓰고 원가를 줄이거나, 아니면 이 고달픈 작업을 끝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택한 건 결국 이 고달픈 일을 끝내는 방식이었다. 그동안 이들이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을 때, 정작 이익을 얻었던 것은 누구일까? 샌드위치를 팔아 아주 작은 금전적인 이익을 남겼던 이 두 사람일까, 아니면 이들 덕분에 안심하고 아침식사를 할 수 있었던 시청앞 사무실의 수많은 우리들이었을까. 이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든 지금보다 훨씬 큰 성공으로 보답받았으면…

Written by 가슴시린

12월 22nd, 2008 at 10: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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