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 롱을 위한 사랑노래

뻔한 이야기, 무리없는 결론. 이런 영화는 재미가 없게 마련입니다. 한데 이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T.S. 엘리엇과 마크 트웨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를 인용하며 이어지는 대사는 영화에 문학의 향기를 불어넣고,(다분히 그러려고 의도하고) 신경질적인 여자아이와 알콜중독자 전직 대학교수를 각각 맡은 스칼렛 조핸슨과 존 트라볼타의 연기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조금씩 다리가 썩어들어가지만 정신은 약간씩 구원받는 대학교수의 인생과 마음을 열기 위해 몇 번이고 집을 떠났다 돌아오는 10대 소녀라는 설정은 아름답다고 봐줄 만도 합니다.
그렇지만, 정말 좋은 건 뉴올리언즈의 풍광입니다. 마침, 태풍 카트리나가 이 아름다운 도시를 휩쓸고 지나간 지금, 고즈넉한 남부 마을의 가난하지만 정말 ‘삶’을 찾아가는 이상한 가족의 이야기는 묘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이 영화를 보면, 안 그래도 사랑스럽기 그지없다는 뉴올리언즈를 더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재즈와 포크송과 호수와 끈적끈적한 더위와 지독한 추위와 백인과 흑인과 맥주와 보드카가 문학과 음악에 어울려 등장하는 오페라입니다. 이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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